우리 아이 기독교 대안학교 입학 괜찮을까? 학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부분
지난 포스트에 이어서 대안학교 입학을 고민하는 가정을 위해 대안학교 설립부터 운영, 그리고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경험하고 아는 부분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종류와 운영주체, 그리고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 등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 글이 대안학교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기독교 대안학교의 종류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크게 이 세가지로 분류된다.
- 신앙을 강조하는 기독교학교
- 대안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기독성을 가진 대안학교
- 교회가 운영하는 국제학교
2. 기독교 대안학교의 운영
대부분의 기독교 학교들, 그리고 심지어 이단에 속한 교회들이 운영하는 학교들도 대부분 신앙을 강조하는 교육을 표방한다. 이들은 실력보다는 신앙이 우선시되다보니 운영하는 주체가 교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교장도 전문가보다는 목사나 교회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장로나 권사들을 세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100여년전 우리 나라에 온 선교사들이 교회를 세우면서 병원과 학교를 지어 사람을 세워나갔다는 역사를 내세워 지금 이 땅에 기독교 교육을 바로 세우고자 1교회 1학교 운동을 벌이는 단체도 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세워진 기독교학교들은 초기 선교사들의 정신에 기반해 오랜 시간을 들여 설립준비를 하고 교사를 세우고 훈련시키는 일들을 하며 다음 세대에 대한 비전을 품고 준비한 학교들이 많이 있었다. 기존 공립학교에서 실력과 영성을 겸비한 교사들이 오랜 시간 자신의 시간과 자비를 들여 준비한 학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전문성을 지닌 교사들이 세운 학교는 혁신학교의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3. 특징적인 부분
하지만 그 이후 기독교 대안학교가 교회의 성장을 목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많은 부작용들이 생겨났는데, 특징적인 부분을 몇 가지 정리하고자 한다.
1. 전문성이 없는 운영주체
첫번째는 교육의 전문가가 아닌 신학을 전공한 목사나 공교육에서 은퇴한 장로나 권사를 대안학교의 교장으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이사장은 그 교회 담임목사가 맡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고, 이사진도 대부분 그 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장로들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로들 중 교육에 관심있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분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성이 없는 운영주체이다보니 학교에 대한 이해도 많이 없을 뿐더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능동성이나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일단 세우고나서 기독교교육학과가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그때서야 배워가면서 운영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그나마 배우려고 노력하는 리더는 훌륭하지만 대부분 목사들은 자신의 본업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고 은퇴한 장로나 권사들은 급변하는 현실에 무지한 경우가 많다.
2. 충분하지 않은 재정과 기반
우리나라 대부분의 개척 교회들은 개척 후 교회 건축에 혈안이 되어 있다. 빚을 내서라도 건축을 해서 운영하는 교회들이 많으며 그 돈을 대부분 교회를 출석하는 사람들의 헌금으로 갚고 있다. 건축 헌금이라는 말을 쓰면 부담이 될까봐 한 평 헌금 등의 이름으로 바꾸어 헌신을 요구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교인들이 무리해서 건물을 사면 반발하기 때문에 교육관이 부족하다, 다음 세대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라는 명목으로 건축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교회는 교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백억이 넘는 건물을 매입해서 매년 이자만 수십억씩 갚는데에 교인들의 헌금을 사용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공간은 절반정도 사용하고 절반은 임대를 주어 운영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 운영하는 주체가 빚이 있는지 없는지도 꼼꼼이 살펴봐야 한다. 왜냐하면 그 빚을 갚느라 학생들을 위한 공간도 넉넉하게 준비하지도 못하고 지원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을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도 힘든데, 국가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대안학교에서 운영하는 주체인 교회가 빚에 허덕이고 돈이 없어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지 못한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생들은 돈 들여서 보내는데 열악한 상황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3. 교사들의 실력과 영성?
급하게 시작하는 학교들의 경우 좋은 교사들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기존의 열정이 교사들은 이미 역사와 전통이 있는 기독교학교에서 열심히 근무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 좋은 교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도 내부에서는 돌고 있다. 출신학교와 교원자격증을 꼼꼼이 따져보는 학교도 있지만 교회 내부에서 괜찮은 청년들을 채용하는 학교들도 있다. 신앙은 좋지만 실력이 떨어지는 교사와 실력은 좋지만 영성이 없는 교사. 이걸 어떻게 한두번의 면접으로 가릴 수 있을까? 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는데, 좋은 교사란 과연 어떤 교사일까? 약 10년 전에 교사들이 들어가기 굉장히 어려운 기독교학교의 경우에는 교사채용에 지원하려면 12주짜리 교사 아카데미를 수강해야만 '채용지원'이 가능했다. 아카데미를 들으면 '채용한다'가 아니라 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선발된 교사들은 지금 그 학교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학교가 어려울 때나 힘들 때도 꿋꿋이 이겨내고 학교를 성장시키며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교회들이 건물과 장소만 마련되면 충분한 준비기간이나 고민도 없이 사람을 세우고 학생들을 모집해서 적절한 시스템이나 체계없이 운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교사들도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철학이나 가치의 공유도 없이 운영하다보니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4. 대안학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을 몇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설립된 지 어느 정도 되었나? 학교 설립에 준비한 기간이 충분했는가?
2. 운영주체가 누구인가? 교회가 운영주체라면 고민해봐야 한다. 교회는 교회학교처럼 운영하려고 한다. 학교 전문가가 운영하는 학교여야 하며 교회가 운영주체라도 학교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학교라면 고려해볼만 하다.
3. 교사들은 전문성이 있는가? 교원자격증의 유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분야에 전문성과 경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간혹 교회 전도사만 계속하다가 나이 들어서야 교사로 지원한 사람이라든가? (기독교교육 전공한 전도사들이 많다.) 초등학교인데 중등교원자격증이 있는 교사들만 있다던가. 중등교원자격이 있더라도 종교과목으로 교원자격이 있는 교사들이 많다던가 하면 아무래도 학생들의 나이나 수준에 맞게 교육을 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그 한계를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고 본다.
4. 학교의 재정이 건전하고 건강한가? 이 부분은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솔직하게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장하거나 부풀리는 부분이 있다면 거르는 게 좋다. 갖춰진 시설이나 인적자원을 보면 어느 정도 파악은 가능하다.
5. 교육과정과 커리큘럼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가?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인데, 그렇지 않은 학교가 많고 여전히 고민중인 학교도 굉장이 많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운영주체하고도 연결이 되어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운영주체가 세워지면 전체적인 방향성과 교육과정에도 문제가 많고 지속성을 가지기도 어렵다.
학교를 한 번 정하게 되면 가정과 학생의 입장에서는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 하물며 많은 대안학교들이 기부금의 형식으로든 입학금의 형식으로든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 번 입학하고 나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처음 정할 때 겉보기에 괜찮은 학교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좋은 학교를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본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선택했다가 금새 그만두고 상처받는 케이스들을 많이 봐왔고 심지어 없어지는 학교들도 많다고 하니 우리 자녀들을 생각한다면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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