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의 학력수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학생은 가르치는 사람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따라서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도 교사의 학력과 전공 그리고 경력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교육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맞게 학교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학력과 진로와 관련해서 고민이 있는 지점을 다뤄보려고 한다.
1. 대안학교? 국제학교? 대안국제학교?
학교 이름이 참 다양하다. 국제학교, 대안학교, 기독학교, 국제기독학교 등 붙이는 명칭도 매우 다양하다. 2022년도부터 시행된 대안교육기관에 관련된 법률에서는 대안교육기관의 설립 및 운영의 등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학교라는 명칭은 사용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와 같은 명칭은 사용할 수 없고 국제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외국 대학 입학을 목적으로 하거나 주된 언어가 외국어이며 외국어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대안학교 들은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할 수 없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고발 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학교인 것이다.
2. 학교 명칭에 따라 달라지는 학력 수준?
학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왜 학교 명칭부터 설명하는지 궁금할 것 같다. 아직까지 많은 부모들의 관심이 주요 과목 특히 영어 교육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소위 조기교육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영어'이기 때문이다. 수학에 대해서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 것에 대해 관대한 편인데, 유독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시키지 않으면 내 아이가 뒤처질 것 같은 생각에 아기 때부터 한글보다 영어를 먼저 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대안학교도 유독 국제학교라는 명칭을 가진 학교에 관심이 꽤 많아 보인다. 국제학교라는 명칭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들은 대부분 미국 S.O.T 교재를 사용하는 학교들이 많이 있다.
"S.O.T."는 "School of Tomorrow"의 약자인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홈스쿨링 교육 시스템 중 하나이다. 주로 기독교 기반의 교육을 제공하고 School of Tomorrow는 "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 (ACE)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고 1970년대에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S.O.T의 특징:
- 개별 학습: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속도에 맞춰 교재를 통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이 각자의 진도에 맞게 학습을 진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기독교 가치관: 모든 교과 내용이 성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성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배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모듈화된 학습: 교재는 'PACE'(Packet of 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라고 불리는 모듈 형식으로 제공됩니다. 각 PACE는 특정 주제나 과목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을 제공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춰 각 모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 자기 평가: 학생들은 각 PACE의 학습이 끝나면 자가 평가를 통해 자신의 이해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재학습을 통해 확실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특징을 보면 아시겠지만, 홈스쿨링 교재이고 자기 주도성이 있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시스템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교재는 아니라는 이야기이고, 만약 학교에서 시행한다면 그에 적합한 충분한 교사와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장소와 어느 정도의 재원만 마련이 되면 일단 하면서 쌓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 아이들이 실험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위 홈스쿨을 하든 공교육을 다니든 대안학교에 다니든 잘하는 아이들은 어떤 교재나 시스템 안에서도 잘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것이 대안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다. 국제학교에 다니다가 국어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는 아이들을 빈번하게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수학도 영어로 배우다 보니 이해가 안돼서 수학실력 마저 안 좋은 학생들도 굉장히 많다.
3. 아이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지 못하는 대안학교
아이들은 어렸을 때 자아존중감과 성취감을 맛보면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야 하는데, 어쩌다보니 여건상 대안학교는 더 편중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각자의 특기와 적성을 살리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원과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보통 그 부담이 가정에게 오롯이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 사교육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학교에서 그런 부분들을 보강하려면 많은 지원과 재정이 들어가는데 그런 재정적인 지원이 잘 되지 않는 학교가 많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얼마 되지 않은 교사들에게 가중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교사도 자주 바뀌고 학생들은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인문학 중심의 교육이 주가 되다보니, 예체능이나 다른 쪽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존감이나 성취감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 아무래도 수리나 예체능 쪽 학력 수준은 대안학교가 많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 아이들이 외국어나 문과 쪽 계열로 진로를 결정하는 비율이 꽤 높다.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고등학교 때까지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런 부분들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연계성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는 곳인지도 중요하다. 방향성이 뒤죽박죽 되면 아이들에게 일관된 교육을 하기 어렵고 아이들도 헷갈리게 된다. 기독대안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들 중에 신앙을 우선시한다면서도 실력이 뒤떨어질까 봐 걱정하고 입학 전에 다짐했던 부분과 다르게 입학 후에 돌변하는 학부모들이 꽤 있다. 들어갈 때 마음과 나갈 때 마음이 다르다고 했던가? 여하튼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를 키우게 되면 추후 다른 부분에서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바란다.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아래 관련 자료를 남겨 드리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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